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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육아/강의후기

인디고서원 이야기 by 이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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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6. 2(금)


매주 금요일은 '도서관 문화학교'가 있는 날이다.

아이 등원은 9시 45분인데 10시부터 강의가 시작되니 부담스러운 날이기도 하고, 

동시에 몹시 기대되고 설레는 날이기도 하다.

1, 2회차 문화학교 강의가 너무 좋았던 탓이다.


헌데 오늘은.... '청소년'+'인문학'잡지 편집장이라니...

오늘만큼은 늦어도 되겠다 싶어 택시를 잡아타면서도 마음은 여유있었다.

강의 시간이 지나갈 수록 내가 단단히 실수를 했구나 싶었다.

부산에서 KTX를 타고 움직여 서울까지 온 강의자에 대한 실례는 둘째치고,

내가 편협하게 바라보았던 청소년의 시각, 더 나아가 이 잡지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강의를 듣고 돌아온 시간은 점심도 먹을 수 없을만큼 촉박한 시간이지만, 

잊기 전에 블로그에 남겨야겠다 싶었다.

 

얼마나 인문학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을지는 그의 강연 시간 내내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인문학의 '인'도 모르는 녀자다. 따분하고 지루하고....

이런 내가 정의하는 인문학은....

인간에 대한 관심, 주변 현상에 대한 관심...그리고 그것들에 대해 의문을 갖는 것....정도니까.

오늘은 이런 나에게 변화를 가져다 줄 것만 같다는 생각이든다.


이윤영. 자신의 열정과 시간을 할애해 남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는 사람이 있어 고맙다.

더군다나 미성숙한 자아를 가진 '청소년'이라는 편견없이 바라봐주고 자극해주는 사람이 있어 고맙다.

이윤영은 INDIGOING 인디고잉이라는 청소년 인문학 잡지를 이끄는 편집장이다.

잡지를 넘어서 인디고 유스 북페어 (Indio Youth Book Fair)를 통해 

다양한 청소년을 오프라인으로 이끌었고 그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물했다.

청소년의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출판물도 많았는데 그 중 요즘 핫 한 민주주의에 관한 책을 볼 수 있었다.

새로운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라는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Doing Democracy' , '가난한 사회, 고귀한 삶' , '영원한 소년'이 그것이다. 

또한 창의인성 프로젝트를 통해 심지어 초등학생들의 참여도 이끌었다.

공교육 현장에 인문학이 끊임없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철학때문이었다. 


이러한 인디고의 오프라인 프로젝트는 책을 읽어야만 참여가 가능하단다. 

따라서 현장에서는 책에 대한 언급없이 처음부터 질의응답이 오간다고 한다. 

강의를 '관람의 현장'을 넘어서 '참여의 장'으로 만든 진정한 소통이 아닌가 싶다. 


특히,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창의인성 독서캠프를 통해 

이들이 이토록 활기와 생기가 넘치는 아이들이었나 놀랐단다.

이런 아이들이 중등 교육에만 들어서도 데친 시금치마냥 축 쳐져있는게 안타까운데 

인문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이 우리 교육에 있는 '평가제도'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만 10세 이전에는 경쟁 게임을 하지 말라던 육아서를 읽었는데 이 맥락에서 이해가 되는 부분이었다.


우리나라는 분명 '인터넷 강국'이다.

헌데 이 편집장은 이 나라에 인터넷 보급 운동이 필요하다는 다소 우스운 얘기를 꺼냈다.

우리 나라의 아이들은 '인터넷 중독'인데 막상 컨텐츠가 없는 중독이란다.

인터넷을 활용하는 방법을 모른다고나 할까.

이는 인문학적 소양없이 도구만 보급한 결과라고 했다. 

방향성과 목적성을 가지고 인터넷을 활용한다면 어마어마한 도구가 될 것인데 

알맹이가 없으니 '중독'이라는 문제적 도구가 되는 것이란다.


이 대목에서는 '아-!'소리가 절로 나왔다.


이 편집장은 다양한 실례와 사진과 경험을 우리에게 나눠주었고,

그 하나 하나가 감동이고 충격이었다.


그 중 하나가 NASA가 만들었다는 세계 밤지도 였다. 

 


이 사진은 아름다웠지만 동시에 슬펐다.

이 지도의 다른 이름은 '세계 불평등 지도'였다.

우리나라를 비롯 반짝 반짝 빛을 내고 있는 나라들은 선진국이거나 어느정도 발전한 국가이다.

반면 개발도상국이나 제3세계는 아주 어둡기만 하다.

선진국이 가진 부, 그것을 이끌어낸 석유, 전기가 그 나라들에서 부터 흘러나왔는데 

정작 생산국들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벌써.... 아이가 하원하는 시간이구나....

급하게 대충 쓰고 싶지 않아 이 글은 1탄으로 마무리하고 2탄을 다시 쓰겠다.


이 쯤에서 누군가 나에게 한 말이 생각난다. 

'강의 듣는 것도 중독이래요.'

강의를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는 나를 비아냥대기 위해 말이었음을 왜 모를까.

하지만, 그런 중독성이나마 있어준 게 감사하다. 덕분에 이런 기회를 맛볼 수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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