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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육아/육아일기

마크에게 그림편지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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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에서 굿네이버스에서 하는 가족그림편지쓰기대회 자료를 보내줬어.

집에 오자마자 영상을 보여달래길래
덮어놓고 투정부렸더니 유치원에서 보라고 했다고.


책자에 동봉된 CD는 플레이어에서 구동이 안되고
QR코드를 찍어 봤지.

그곳엔 필리핀에 살고있는 마크이야기가 있었지.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엄마와 쓰레기장에서 일하는 아이. 여덟살이지만 형편때문에 학교를 가지 못하고 쓰레기와 냄새, 파리들과 싸워야하는 마크 이야기.

울 비니가 이걸 이해했을까 반신반의하면서 물었지.

"넌 마크형아를 위해 어떤 그림을 그리고싶어?"
"선물"
"좋은 생각이다. 그거 그리자"
"어떤 선물 그려? 엄마가 주고싶은 선물 그리자"
"엄만 잘모르겠어. 어떤 선물을 좋아할까? 경빈인 어떤걸 받으면 기분이 좋을까?"
"레고. 알록달록 레고"
"우와! 좋은 생각이야. 엄만 생각도 못했다. 역시!"


한참 집중해서 그림을 그리던 울 비니가 느닷없이 그러는거야.

"엄마. 나 여덟살이 되면 좋겠어"

왜냐고 물으니 여덟살이 돼서 마크형아랑 블럭놀이 해주고 싶단거야.

그게 뭐라고 눈물이 나던지.
다섯살은 그냥 애긴 줄 알았는데ㅠㅜ
언제 이렇게 큰거니. 엄마보다 낫다.
나 다섯 살엔 그런생각 못했던 것 같아.
개구리 똥꼬에 바람 넣을 생각, 숨바꼭질 할 생각,
 들에 나가 놀 생각만 했던 것 같아.
기특해.

때 아닌 모기로 엄청 힘든 날을 보내고 있는데
눈 앞에 날아다니던 모기를 탁 잡은거지.
그걸보고 울 비니하는 말.

"축하해"

세상시크.
시크한 와중에 다른 사람의 슬픔과 아픔을
공감할 줄 알아서 다행이야.
오늘도 예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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