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그만두기로 한 시간 8시가 지나니
나에게 와서 장난을 걸었던 너.
난 운동을 하려다말고 장난에 응했지.
장난이 격해져 싸움이 됐고,
"이것 봐. 몸으로 하는 장난은 결국 싸움이 된다고. 여기서 그만두자."
너도 내 말에 수긍했어.
같이 운동하자며 내가 휴대폰으로 보고 있던 '벌거벗은 세계사' 를 가까이 보고 있자니 아빠가 나왔어.
"왜 그거보고 있는거야? 그만 자."
이 한 마디에 너도 나도 화가 났어.
나는 아이랑 교감도 없이 내내 게임만 하다가 뒤늦게 나와서는 잔소리하는 아빠에게 화가 났고,
너는 이제부터 놀자하려는데 자라는 아빠에게 화가 났어.
"아빠가 아무것도 하지말라잖아. 그만해. 나 샤워할거야."
욕실에 들어가려는데 넌 화가 나서 소리지르며 울었어. 아빠가 말하는 그 문제 행동이었지.
"왜 엄마는 아빠말만 들어요! 난 아빠가 미운데!"
격한 말에 아빤 화가 났지만, 화를 내도 폭력을 써도 협박을 해도 안된다는 말에 참는 듯 했어.
내가 샤워를 끝내고 나왔을 때 넌,
침대 끝에 걸터 앉아있었어.
왜 그렇게 화를 크게 냈냐고 물으니,
아빠 때문에 엄마랑 놀 수 없어서 속상했대.
그래서 엄마 상황을 설명해줬어.
"엄마는 자러가기 전 9시 쯤에
운동을 해서 땀을 빼고 샤워를 하고 자고 싶었어.
(결국 이것도 아빠가 하길 바라는 다이어트의 연장)
그런데 네가 엄마랑 놀자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걸 참고 너랑 놀았어.
그러고 운동을 하려는데 이번엔 아빠가 나와서 자라고 하잖아. 엄만 이때도 기분이 안좋았지만 참고 아빠가 원하는대로 잘 준비를 한거야.
내가 하고 싶지만 하지 못할때도 있고, 기분이 안좋지만 그렇게까지 화를 내지 않고 참을 수도 있는거야."
설명을 끝내고 나니,
넌 나를 안고 울었어.
"내가 혼날 줄 알았는데 내 마음 이해해주고 읽어줘서 고마워요 엄마."
난 내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네 행동을 보니 반성이 되더라.
잘하고 있다는 오만이 눈을 가리고 있었던걸까.
이런 상황엔 늘 너만 닥달하고 혼을 낸 모양이야.
네 말에 너무 속상해서 울고 싶었어.
많이 힘들지? 엄마도 그래.
엄마가 처음이기도 하지만, 너무 부족한 엄마라.
책을 읽어도 잘 모르겠고, 병원엘 가도 잘 모르겠어. 내 잘못을. 그게 문제인데 어떻게해야할지 잘 모르겠어. 미안해. 내가 네 엄마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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