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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육아/육아일기

[D+1254일/41개월] 죄책감 가득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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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울 비니가 좋아할 줄만 알았어.

쟈철을 타고 한 시간 넘게 걸려
청담에 있는 '고마워 토토'에 도착.

유치원 다녀와서 유모차에 바로 태워왔어.
씽씽카를 안가져왔다고 떼부리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였을까.

한참 잘자고 있는 아이.
다 큰 애를 유모차에 태웠다며 담요를 들춰버리는 지하철 할머니.
그때부터 였을까.

그럴애가 아닌데
오늘은 나한테 안겨서 당최 걸음을 옮기지 않았어.

그 좋아하는 흙놀이도,  보물찾기도 싫단다.
마냥 안겨서 떼를 부렸어.

사실,
친구들 프로그램 끝날 때까지
하기 싫다는거 그냥 안고 있었을 수도 있었는데
난 어느 지점에서 폭발했을까.
집에 가던가...이걸 하던가 선택하랬어.
집에 가잖다.

왠지 모르게 더 화가났어.
경빈이가 잘못한게 아니고
내 감정을 추스리지 못한 듯 싶어.

그대로 아이를 유모차에 다시 태워 왔어.
멀뚱멀뚱 자지도 않으면서
엄마 눈치를 보느냐고
눈웃음도 보이고 엄마도 불러가며
오히려 날 달래는데도
쉬이 화가 삭지 않았어.

한 시간을 그렇게 돌아왔어.
아이는 포기하지 않았어.
엄마 화가 풀릴때까지 끊임없이 말걸고
애교부리고 웃어보였어.

근데 난 매몰차게 외면했어.
난 왜 화가 난걸까.
이렇게 된 게 아이탓도 아닌데.
지하철 할머니한테 화가난 걸
아이한테 풀고있는 건 아닐까.

밤새 잠꼬대를 하는
너를 보고있자니 잠이 오지 않는다.
미안해서.

얼마나 상처 받았을까.

난 제발.
참견금지법이 생겼음 싶다.
차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해야하는 나는
참견이 너무 힘들다.

자는 애는 건드리지 말아줬음 싶고,
가만히 있는 애한테 나이며 이름묻고
대답 안 한다고 구박 안했음 싶고,
5세 아이한테 바람끼가 있다느니
눈웃음이 여자홀리게 생겼다느니
그런 쓰레기같은 소리 좀 안했음 좋겠어.
교회는 늬들이나 다녀.
어릴 때부터 다녀야 사람된다 소리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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