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함께 읽은 책은 주디스 커의 안녕 모그
그림책 등장인물에는 유난히 동물이 많이 나와요.
아이들이 태생적으로 동물을 좋아하고, 동물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건 본인들이랑 닮은데가 많아서인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모그는 주디스커의 인생이에요. 1970년, 깜박빰박 잘 잊어버리는 고양이 모그 (신간은 깜박깜박 고양이 모그)가 처음 출간 된 이후, 2002년에 모그야, 잘가 (신간은 안녕, 모그!)로 30년간 그려 온 책이에요.
모그네는 실제 주디스 커의 가족이야기라고 해요. 안녕, 모그! 역시 키우던 고양이도 죽고, 남편과도 사별한 이후에 마무리 지은 책이라지요.

비니가 첫 페이지만 보고도 슬플 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읽게둘까 말까를 고민했었어요.
어른들에게 덤덤한 이야기가 아이에겐 어떻게 다가올지 걱정이 됐거든요. 특히, 고양이를 좋아하는 아이라..

이야기는 죽음에서부터 시작되요.
하지만, 어찌보면 다시 살아나는 이야기이기도 해요.

가족 모두 슬픔을 표현하고 있어요.
아이들 앞에서 애써 담담한 척 하지 않구요.
자신의 죽음을 가족들이 대하는 모습을 모그도 지켜보고 있네요.

곁에 없는 모그가 그리워질 때쯤, 엄마가 아기 고양이를 데려와요. 이 부분에서 비니도 감정이입을 하더라구요. 엄마는 나 없으면 다른 아기 데려올거냐구. 그래서 대답해줬어요. "아니, 너 아니면 안돼" 라고.
이런 대답을 하고 나니 내 토끼 어딨어? 가 생각나네요. 아기 고양이는 모그를 대신 할 수 있을까요?

겁 많은 아기 고양이와 친해지기 위해 이지와 다비가 우유를 주는데 모그가 이 모습을 보고 서운해해요.
솔직하죠? 괜찮은 척 하지 않는 모습이요.
우린 숨기잖아요. 안 서운한 척, 괜찮은 척.
사실은 안그런데 말이죠.

책의 전문을 올릴 수는 없지만,
이 장면은 모그가 어떻게 할지 상상할 수 있는 대목이에요. 서운해서 삐져있을 줄만 알았는데 고양이가 이 집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줘요. 아기 고양이가 적응한 후에도 가족들은 여전히 모그를 그리워하구요. 그 모습을 흡족하게 바라보던 모그는 마침내 하늘을 날아올라요.
9살 비니가 사람은 죽으면 어떻게 되냐는 질문을 종종할 때가 있어요. 하늘 나라로 가지. 그곳에서 지켜보는 역할을 하게 돼. 라고 말해왔는데 이 책은 그게 사실이란걸 보여줬어요.
죽음은 괴롭고 슬픈 일이에요. 반려동물을 키우기 겁나는 이유 중 하나죠. 남편이 키우던 거북이를 보내고 제가 얼마나 울었던지...마음이 진짜 힘들더라구요.
이 책은 혹시나 그런 경험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네요. 보이지 않지만, 곁에서 우릴 지켜보고 있다는 거. 가족들이 슬픔을 겪고 이겨내는 과정을 보며 치유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를 읽는게 참 힘들었던 저는 죽음을 종교적으로 풀어내지 않은 것도 마음에 드네요.
* 북극곰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지만 리뷰는 솔직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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