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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내가 쓰는 리뷰

[책리뷰] 다시, 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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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매리언 울프
역자 전병근
출판 어크로스
출간 2019.05.15

책을 좋아하든, 의무감에서 책을 읽든, 원하지 않아서 안읽고 읽는 누구든 책 읽기에 앞서 한번 쯤은 읽어보면 좋을 양서이다.

"젊은 독자들이 다른 누군가의 생각과 느낌을 접하거나 이해해본 적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평소에 자신이 알고 지내는 무리나 가족 외의 사람들과는 공감의 느낌이 단절되기 시작한 나이 많은 독자들에게는 또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그럴 경우에는 십중팔구 자신도 모르게 무지와 공포, 오해에 이르게 됩니다. 그것은 호전적인 형태의 불관용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며, 그렇게 되면 다양한 문화의 시민들을 위한 나라라는 미국의 본래 이상은 변질될 것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8년에 출간된 책인데 어쩐지 팬데믹이 일어나고 있는 현재를 보며 쓴 글 같은 느낌이다. 이런 때일수록 더욱 책을 봐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20년간 젊은이들의 공감능력은 40퍼센트나 감소했다고 한다. 나도 젊은이에 속하는 줄은 모르겠으나 주변인들을 통해 많이 느끼는 부분이다.

저자는 가장 깊은 수준의 읽기는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추세에 맞서 얼마간 해독제 역할을 한다고 기대하는데 그 가장 깊은 수준의 읽기가 무엇인지 참 궁금하다. 지금처럼 코로나로 사람간의 상호작용이 제한되고 있는 상황이라 상대의 생각, 감정을 알아채고, 분석 또는 해석하는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없어진 지금 그 깊이 읽는 것을 놓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제인 오스틴을 읽을 때 당신의 뇌 Your Brain on Jane Austen> 라는 논문에 따르면 우리가 집중을 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뇌가 활성화 되는 영역이 달라진다고 한다. 촉감에 관한 표현을 읽을 때는 촉각을 담당하는 감각피질이, 움직임에 관한 글을 읽을 때는 운동 뉴런이 활성화 되는 것이다. 다이어트 할 땐 계속 '나는 말라서 많이 못먹어'라며 쇄뇌 시키라던데 다 이유가 있었구나 ㅎㅎㅎ 특히나 아이들에게 읽기가 왜 필요한지 명확히 해주는 대목이다.

현재의 디지털 사슬에서 우리는 매일 '아이 바이트eye-bite'를 소비하고 있다. 이는 우리의 주의와 기억, 언어와 사고가 위축되고, 결국 다른 것에 대해서는 무엇이든 제거하는 방향으로 치닫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요즘 사람들은 아이고 어른이고 이런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어른을 위한 말하기, 글쓰기 책이 바쁘게 출간되는지도.

다양성은 우리 종의 발전은 물론, 세계화의 시대에 상호연결된 삶의 질 그리하여 우리의 생존까지 증진시키는데 일조한다. 독자들의 아이바이트 문화는 저자들의 단어선택의 폭이 좁아지고, 원고 길이가 짧아지고, 복합구문과 비유적 표현이 제약받는데까지 영향을 준다. 고차원의 언어로 구현되던 지적 수준이 뒷걸음 치고 있다고 저자가 걱정하는 대목에선 소크라테스vs웹소설을 비교하게 된다.

이 책과 큰 연관성은 없어보이지만 이 책을 읽고 혹은 읽으면서 유퀴즈온더블럭의 89화 정세랑 작가편을 보면 뭔가 이해가 더 깊어진다. 무슨 말인지 궁금하면 500원....아니고 꼭 실험해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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