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육아/육아일기

6th day 코로나 일기

아이그로우 2021. 12. 9.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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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시 기상

활동이 없다보니 자연스레 아침이 빨라진다.
아무리 시간을 보내도 1,20분이 지나있다.
밤새 소음으로 뒤척였더니 아침이 힘들다.
여기가 생활치료센터인지 리조트인지 분간이 안가는 모양이다. 마냥 신나 밤새 떠들어대는 통에 깊은 잠도 힘들다. 피곤하기라도 하면 잠들텐데 것도 아니니....알았다면 귀마개라도 챙겼을텐데..

07시 아침식사

아침식사는 햄버거, 시리얼, 귤이 배분되었다.
오늘은 좋아하는 메뉴라서인지 비니도 아침을 모두 먹었다. 나는 받지 않았다. 움직이지 않고 먹기만 하니 속이 더부룩해서 먹는게 의미없어졌다.

08시 바이탈체크

다행히 비니 바이탈은 모두 적정선이었고, 미열이 있는 것만 같았는데 기침도 간간히 하였다. 걱정될 정도는 아니지만 실내가 너무 건조하다보니 마른기침이 올라오는 모양이다. 부러 빨래를 해서 널어도 2, 3시간 이면 말랐고, 보일러를 아무리 내려도 25도에서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않았다.
덕분에 손에 습진이 심해져 고무장갑이 아쉬웠다.

12시 점심시간

비니 줌 수업이 12시 10분에 끝나 조금 식은 밥을 받았다. 수업이 끝난게 신이 났던지 마스크를 벗고 하- 하고 얼굴에 숨을 뱉는 아이를 호되게 야단쳤다. 빨리 나아야 빨리 나가지 않겠냐고, 엄마가 확진이 되면 10일을 더 있어야한다고, 소독하고 관리하는 엄마의 노력을 헛되게 하지 말라고. 애가 뭘 안다고 이리했는지.... 내가 슬슬 한계가 오는 모양이다.
체력을 소비해야하는 비니와 몸으로 놀다보니 온몸에 담이 왔다. 심심하다고 노래를 부르고, 무슨짓을 해도 시간이 가지 않으니 애도 답답했을텐데....

비포.
어린이 식단이라 매운음식이 전혀없다.
어느정도 매운걸 먹을 수 있는 비니는 이 식단을 힘들어한다. 그렇다고 어른용 식단은 매운정도가 조절이 되지 않는때가 있어 섣불리 어른 식단을 달라고 요청할 수 없다.

애프터.
점심을 먹었다. 6일차에 드디어 변을 봤기 때문인듯 하다. 저 불고기가 냄새가 안좋았는데 그 탓인지 먹고 난 뒤로 난 계속 설사와 두통에 시달리고 있다.

16시 바이탈체크

혈기왕성한 비니는 맥박이 들쭉날쭉해 명상을 시키고 다시 잰다. 그래도 나보다는 기본적으로 높은 편이다. 나는 평상시 맥박은 60대이고, 신나있을 때는 70대였다.

보건소로 부터 연락이 왔다.
10일 조기 퇴소 예정이라 9일 pcr검사를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격리공간이 확실치 않아 반려되었다. 집에 있는 남편은 음성이었고, 화장실이 하나라 공간 분리가 불가능 했기 때문이다. 의료팀에서 조기퇴소가 반려되어 12일 만기퇴소 예정이라고 알려왔다. 젠장....
이제 그만 나가고 싶었는데... 집에선 녹지라도 보이는데 여긴 풀 한포기 보기 힘드니 갑갑함이 더하다. 마음을 접고 비니랑 제자리 걸음을 했다. 우주인이 지구로 돌아오면 근손실로 걸음을 못걷는 것처럼 우리도 밖에 나가면 그리될까봐 이렇게라도 움직여본다.

17시30분 저녁식사

오늘 확진자가 7천을 넘어섰다더니 환자호송차량이 꾸준히 드나들었고, 신규 입소자 수속도 17시를 넘어서야 끝났다. 미친놈가면 더 미친놈이 온다고 오늘 새로 입소한 환자는 텐션이 끝판왕이다. 어느방에 배치됐는지 발음하나하나가 정확히 들린다. 남자와 여자동거인인데 개짖는 흉내부터 애교부리는 목소리, 높은 톤으로 깔깔대며 쉼없이 이야기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비포사진을 찍지 못했다.
심심하다고 낮잠이 들어 깨지 않아서 혼자 저녁을 먹는 중에 울면서 일어났다. 짜증을 받아주고나니 속이 더 불편해졌다. 많이 먹은 것처럼 보이지만 비니는 튀김만두 1개와 닭강정 두 알을 먹은게 전부였다.

남편으로부터 택배가 도착했다.
택배는 당일 받을 수 없고, 도착한 다음 날 저녁 시간에 소독을 마치고 전달받는다. 커피가 그리웠는데 저녁을 먹자마자 커피 하나를 해치웠다. 일주일간 군것질, 밀가루 없이 지내다보니 간식은 당기지 않았다. 비니도 아무것도 손대지 않았다.

나는 20시쯤 결국 먹은 것을 게워냈고, 의료진에게 연락하고 두통약을 먹었다. 토하고 나니 목과 귀가 아파왔다. 슬슬 몸이 탈이 나는 모양이다. 먹는 음식을 더 줄여야겠다.

내가 외부활동을 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는 주위사람들이 생치에 입소된 것을 하나 둘 알기 시작했고, 원지않는 안부를 물어왔다. 아이가 확진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나야 집에 있는 사람이라 왕따를 당해도 상관없지만 비니가 회피대상이 될까봐서였다. 안부 묻는 것도 짜증이나 단톡들을 나오고 전화기를 껐다. 나가게 되더라도 부디 아무것도 묻지 말길... 연예인 인터뷰마냥 앵무새가 되는 것은 지겹고 번거롭다. 비니가 오픈되는 건 더 싫고.

두 번째 컬러링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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