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카페/그림책과 책놀이

[그림책함께읽기] 나비아이

아이그로우 2021. 7. 11.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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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아이
최은진 그림책
북극곰X이루리볼로냐워크숍


북극곰 출판사에서 그림책을 제공받아 리뷰를 쓰고 있는데 나비아이는 특히 마음에 와 닿는 책이에요. 그래서 거실 바닥에 두고 아이가 수시로 볼 수 있도록 했어요. 아직 아이에게 "이 책 어땠어?" 라고 묻지않았어요. 이 책을 여러 번 읽고, 시간이 좀 흐른 뒤에 나중에 물어 보려구요. 우리 비니는 남자아이라 시간이 걸릴테지만 여자아이, 특히 발레를 좋아하는 여자아이라면 이 그림책이 최애가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어요.

작가가 수묵화를 그리는 분이라서인지 나비아이 그림책은 작가가 봐줬으면 하는 부분만 노랑색이 입혀져있고 나머지는 흑백으로 되어있어요. 몰입이 잘될 수 밖에요.


내지는 나비아이가 노란 치마를 입고 놀이터를 나가는 장면으로 시작되요.
나풀나풀 나비처럼 걸으면서 말이죠.
친구들도, 놀이기구도 있지만 나비아이 눈에는 나비만 보이는 것 같아요.

꽃밭 사이를 날고 있는 나비를 본 여자아이는 나비가 되고 싶은 모양이에요. 나비가 나는 모습, 꽃잎에 앉아 향기를 맡는 모습, 나비의 더듬이 모든 것을 따라하기 바빠요.

나비처럼 높은 곳에서 폴짝 뛰어 날아올라요.
그 다음은 어떻게 됐을까요?
저 어릴 때 3층짜리 주택에 살았는데 동네 남자아이가 수퍼맨이라고 옥상에서 뛰어내린 일이 있었어요. 다행히 다리정도 부러지고 말았지만, 어릴땐 왜 내가 날 수 있다고 믿는지 모르겠어요. 이 위험한 일을 동네마다 하는 애들이 하나 씩은 있더라구요;;;

잠자리에 들었던 여자아이의 방 창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려요. 저 노란 달빛이 그랬을까요?

창 밖으로 나선 여자아이는 나비를 만나 꽃들사이를 헤치고 나비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요.

숨바꼭질도 하구요.

만나는 동물과 나무에게 나비를 봤는지 물어요. 하지만 말해주지 않아요.

온 놀이터를 뒤져도 보이지 않자, 못찾겠다 꾀꼬리를 외쳐요.

나비가 다시 날아왔어요.

나비는 어디에 있었을까요.
폴폴 나는 나비를 보며 나비가 되고 싶었던 친구도 있었을거고, 재빠르게 달리는 치타를 보며 치타가 되고 싶었던 친구도 있었을거고, 꿈적도 않는 코끼리를 보며 코끼리가 되길 바라는 친구도 있었을거에요. 그렇게 바라던 마음들이 결국 모여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사람이 되어있진 않을까요?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 적이 참 많았는데 지금은 엄마예요. 아이에게 좋은 엄마는 아니어도 원망스러운 엄마는 되지않길 바라고 노력하고 있는데 아이 맘속에 난 어떤 사람인지가 궁금해요. 내가 원하는대로 이루어지고 있는걸까요.

작가의 의도는 모르겠으나 전 이 아이가 외롭게도 느껴져요. 그림때문일까요. 넓은 놀이터에 눈길을 빼앗은게 나비 뿐이라니....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는 그 순간에도 나비 뿐이라니... 떨어지는 꿈에서도 나를 구해준 건 침실 곰돌이라니... 곰돌이와 함께 노란달을 바라보는 깜깜한 밤이 배경이라서인지. 지금 내 무드가 그러해서인지...옛날 생각이 많이 나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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