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함께읽기] 고요히

이 책은 잔잔한 음악과 함께 들으면 좋을 것 같다.
바람소리, 파도소리, 새소리가 들리는 ASMR이나..
음악을 추천하란다면 S.E.N.S의 Like wind를 추천하고 싶고 외출이 가능하다면 선선한 바람이 부는 나무 그늘 벤치에 앉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우선 책 표지부터가 촉감이 부드럽다.
밀가루 반죽같은 느낌인데 이 분야 전문가가 아니다보니 이런 종이를 뭐라 부르는지는 모르겠다.

내지도 은은한 초록이다.
초록벌판을 노니는 잠자리 한 마리.

처음 마주하는 면지는 집을 나서는 할아버지와 아이들, 그리고 강아지 한마리다.

공원에 들어서니 모두 바삐 움직인다.

강아지도 소녀도 신이 났다.

소년도 잔뜩 흥분한 것 같다.
울 비니를 떠올려보자면 개구리를 쫓아 여기저기 뛰어다녔을 것 같다. 아이들이라면 으레 그렇 듯 숲이나 공원에 가면 왁자지껄하고, 정신없이 여기저기를 뛰어다닌다. 그걸 보고 있자면 같이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다른 제안을 한다.
나무 그늘아래 벤치에 앉아 평온함을 느껴보자고 말이다. 아이들이 움직임을 멈추니 새들도 노래를 부르며 쉬고, 바삐 움직이던 개구리도, 잠자리도 고요해진다.

할아버지는 꼭 그림책 속의 아이들이 아닌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것 같다. 꼭 그렇게 바삐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고. 하루쯤은 게을러져도 괜찮다고.
하루일과가 쭉 짜여져 있는 아이들에게 오늘만큼은 농땡이를 허용해주겠다고, 아니 어른인 우리에게 허용하라고 얘기한다.
바삐 사는 것만큼 고요해지는 것도 특별한 순간이니까. 꼭 필요한 순간이니까.
"고요히 있으면 생각을 할 수 있어요."
"고요히 있으면 주위를 볼 수 있어요."
- 북극곰 제공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