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육아/육아일기

헤어질 때 첫 배꼽 손-

아이그로우 2016. 1. 5.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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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전업맘이라도 바쁠일이 없는건 아냐.
프리일을 할 때나, 몹시 아플 때나, 미치게 스트레스 받을 때나 양가 부모님이 멀리 사시는데다가 얼집도 보내지 않고 키우려면 타인의 손이 절실하지. 글타고, 그 타인의 손이 원한다고 불쑥불쑥 와주진 않잖아. 그럴때 우린 시간제 보육을 종종 이용했더라지.

근데 시간제 보육, 적응하긴 쉽지 않더라구.
6갤부터 문센도 꾸준히 다니고, 작은도서관도 자주 다녔는데 울 비닌 좀처럼 사람 많은 환경엔 적응을 못하더라구. 집에서 보육하는데도 불완전 애착이라 떨어지는게 더 힘든건가 고민이 많았는데 다행히 스트레스지수도 낮고 애착형성도 잘 되어있다는 검사결과를 받았지. 암튼 이유는 모르겠지만 첨부터 울지 않는다는 여러 아이들과 달리 울 비닌 너무 울었어.

어느정도 였느냐하면..두 시간을 맡기면 울다놀다가 안되고 문앞에서 울기만하고 진정이 안돼서 보육쌤이 데려가라는 전활 할 정도였지. 가까이있음 다행이지만 멀리 일보러 가는 날은 이모를 급히 호출해 케어를 부탁했어야 할 정도. 너무 울어서 토하고 코피 쏟는 정도. 상황이 이러니 얼집은 꿈도 못꿨어.

물론, 어딜가나 데려가고 싶고 맘이 너무 아팠지만...야속하기도 했어. 그나마 할 수있었던 프리일도 접어야했으니까. 종일 애랑 씨름하다보면 똘똘 뭉쳐진 스트레스를 풀어낼 방법이 없었으니까.

어느 날은 남편이 휴갈내서 빈일 보육시설에 맡기고 스트레스 풀어준다며 데리고나갔어. 20분쯤 지났을까. 여지없이 애 데려가라는 전화가 왔어. 너무 울어서 겁난다고. 헌데 남편은 밥이나 먹으러가자며 태연한거야. 어떻게만든 시간인데 이렇게 보내냐고. 기왕 맡긴거 밥이나 먹고 가자며. 나도 동의했어. 남편의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았고 나 또한 잠깐이라도 벗어나고 싶은 타이밍이었으니까. 그래서 밥 먹고 아일 데릴러 갔더니 글쎄 문앞에 딱붙어 눈물,콧물 다 짜내며 울고 있더라구. 미치겠더랬어. 내가 뭐 한 짓인가 싶어서. 그 뒤로 한 동안 시간제 보육이고 누구 찬스고 잊고 지냈어.

빈이가 20갤이 좀 못됐을 때 자격증 셤 공부를 해야겠어서 다시 시간제 보육을 찾았지. 헌데 상황은 전혀 변하지 않았더라구. 궁딩이 붙이고 책 좀 펴려니까 전화가 와서는 아이 데리고 가라고; 그래, 내 주제에 무슨 자격증이냐...공부는 거의 못했고 당근 셤은 떨어졌지. 10갤이나 같은 쌤을 보고 있는데 대체 왜 적응을 못하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어. 같이 있어도 보고, 시간도 늘려갔지만 도통 눈물바다는 끝나질 않더라구.

오늘 아침...울 비니 25갤차에 접어들었구나 벌써. 여튼 오늘 비니를 맡기려는데 미세먼지도 글코 밤새 못잔 애를 맡기기 뭣해서 취소하려다가 혹시나해서 물었지. "선생님하고 칙칙폭폭 기차놀이하러 놀이방 갈거야?" 그랬더니 당황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는거야. 아직 말을 못하니 끄덕인건데 설마 싶어 재확인을 했더니 같은 대답인거야. 그래서 서둘러 밥먹이고 옷입혀 시간 맞춰 도착. 선생님하고 인사하고 배꼽손~했더니 나한테 가라고 인살하는거야. 설마...하는데 뒤도 안보대ㅋㅋㅋ 어찌나 기특하던지!!!! 시간이 돼서 데릴러갔더니 글쎄 안가겠다고 장난감 삼매경에 빠졌더라구~ 이런 일이 다있어그래. 센터를 나오니 애교가 또 철철 흘러. 집까지 오는데 꺄르르 웃음이 끊이질 않는거야. 우연이었을까.

어쨌든 오늘 천국을 맛봤어. 배꼽손 인사가 지워지질 않아. 말을 이해하고 받아들인건지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마땅히 일기에 담길 일이야. 잘했어 우리아가♥ 사랑해 또또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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