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육아/육아일기

(672일, 22개월) 너무나 지옥같았던 하루

아이그로우 2015. 10. 27.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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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지 않고서는 내 아이가 이랬다는 걸 아무도 믿지 않을거야. 이 아이 얼굴만 보면 해맑해맑 순둥순둥이라 암만 설명해봐야 입만 아프지.

아침엔 그럭저럭 잘 일어났어.
점점 더 수선스러워지는 이 아이와 장보는게 벅차단 이유로 반찬이 준비가 안되는 것만 빼면.
가뜩이나 안먹는 앨, 이럼 안되는데..
여튼 그러한 이유로 아침에 만두를 먹였어ㅜ

배가 고팠는지 손으로 들고 잡수더라구.
그리고 밥을 차려줬지. 싫어하는거 알지만 그래도 먹게하려고 감자볶음을 해줬는데 역시나 안먹더라구. 이때부터였나봐. 먹던가말던가 니맘대로 해보란 심정으로 상을 거둬들여서.

그리곤 오전에 있는 문센을 향해 달려갔어.
원래 장난감 가지고 노는 공간인지라 놀이에 집중못하고 어찌나 수선을 떨던지. 창피해 미치겠더라구. 부산스럽고, 들어가지 말라는데만 골라 들어가고, 물장난하고...진짜 소리라도 빽 지르고 싶었지만 참았어. 진짜 손이 올라갈 것만 같은 분노가 치솟았어. 주변 눈치도 보이고, 이 아이만 유독 부산스럽고 집중안하니까 왜 이런가 싶기도하고, 답답하고.

문센이 끝나자마자 나왔어. 거기 더 머물러봐야 좋은소린 못듣겠더라고. 이 녀석이 요며칠 집에만 있어서 스트레스를 받았나 싶어 공원으로 향했어. 내 실수였지. 중간에 내려놓은게. 오토바이며 자전거며 공원을 고속도로로 아는 인간들이 질주하는데 이 녀석이 자꾸 뛰어드는거야. 평소엔 멈추라면 멈추고 같이 기다렸다 미친놈들 지나간 뒤에야 다시 길을 가는데말야. 이 당시 나의 분노란!!!!!!!!
살려달라며 발버둥치는 애를 (아직 말못함) 억지로 윰차에 태웠어. 내 기력도 다해가는데 공원가서 답도 없는 이 아일 견뎌낼 자신이 없는거야. 니가 자처한거라며 집으로 왔지.

아빠가 출근하고 나니 할 일은 산더민데 자꾸 안으라더라구. 청소며, 설거지며, 빨래도 며칠동안 개지 못하고 널어놓았으니ㅜ
나도 이런 환경에 스트레스가 많았던듯해. 집에 오니 더 화가 치민걸보면.

어찌저찌 점심도 거르고 낮잠을 자고 일어났어. 얘 잘 시간에 난 일을 했어야는데 같이 잠들어버렸어ㅜ 내 몸뚱아리도 이미 거적대기 그 이상도 아니었으므로. 먹기싫다는거 억지로 김에 말아 밥을 먹였어. 난 라면. 먹기싫어도 에너지가 필요했으니까. 안아달라는 투정은 멈추지 않았어. 징징징, 고함, 짜증....정말이지 쳐돌아버리겠더라고. 죽고만 싶었어. 뭐가 문제냐며 세워놓고 말을 해봐도 울음, 그 외의 답은 없었어. 급기야 폭발.

야!!!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건데!!!! 엄만진짜 죽고싶어!!!! 그만좀해!!!!

이러고 현관문을 나와버렸어. 당연히 되돌아오는건 고성&울음 세트. 클라이막스 찍고 토하는 소리가 들리기에 다시 들어갔지. 내가 울고 싶었는데 얘가 너무 서럽게 우니까 눈물도 안나더라고. 피차 흥분을 가라앉히고보니 이 아인 밖에 나가고 싶었던거야. 갑자기 비가 쏟아지니 난 당연히 안나가겠다 결심을 했는데. 마음이 맞지 않았던거지. 우산 손에 들리고 나왔어.

근데 발이 젖어 싫은지 5분도 안걷고 안으라는거야. 얠 안고 우산쓰고 걷는데 너무 힘들어서 미쳐버리겠더라구. 그래서 비옷입고 아기띠하자고 설득해서 차려입고 다시 나왔어. 그랬더니 이번엔 이쪽으로가라 저쪽으로가라 지시를 하더라구. 아....진짜. 30분을 그러고 비맞음서 다녔어. 허리 뽀사짐.

슈퍼에 들러 마이구미를 겟하더니 집에 가도 좋다는거지. 여기서 끝났냐구? 아니지.

목욕을 시키는데 죽어도 욕조엔 안들어가시겠대. 그렇다고 나오고 싶지도 않대. 그래서 나만 씻고나와 스킨을 바르려는 찰나, 말도없이 나오더니 물기에 미끄러져 어항에 머릴 찍었나봐. 혹이 무지막지하게 올라왔더라구. 그래서 또 한참을 울었어.

이런 난리를 부리고도 새벽한시까지 자지 않으려고 해서 난 시체가 됐어. 아마 내일도 피곤할테지. 쉬지도 못하고 이대로 아침을 맞이할테니. 이 아이가 잠든 이 새벽이 너무 아까워 쉬이 잘 수가 없다.

자고 일어나면 우렁각시가 들러 밥을 해주고, 빨래를 개고, 해주고 널어 주기만해도 난 정말이지 살 것만 같아. 36개월까진 데리고있을거란 결심이 몹시 흔들려. 얼집 안보내고 집에서 애 키움 한심한 녀자 취급 받는 세상인데...아이 정서가 더 중하다며 데리고있자 한 건 인생 최대의 실수가 되지 않을까싶은 불안감도 들어. 이 아이도 나도 화병이나 우울증으로 치룔 받아얄수도 있을 것만 같아.

지옥같은 하루.
제발 반복되지 말아라.
다신 오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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